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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14 신촌세브란스 이란성 쌍둥이 제왕절개 출산후기 (1인실, 4박5일)
posted by 모리친구 2020. 11. 14. 22:39

안녕하세요~
요새 화제의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보면서 작년에 제가 출산하고 조리원 들어갔던 때 생각이 나더라구요~
저도 둥이맘이긴 하지만 꼴찌칸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ㅎㅎㅎ


지금은 웃으며 추억하지만 그 당시에는 눈물로 버티던 시절이었네요~😭
도움이 될까하여 출산 후기 올려봅니다!!


아, 저는 신촌 세브란스 권자영교수님이 제왕절개 해주셨습니다💕


1. 태동검사하러 갔다가 수술을...ㅠ
저는 37주 0일에 제왕절개 수술날짜를 잡아놓고 있었어요.^^
35주에 들어서면서 새벽마다 가진통이 있었고요.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고 있었어요.ㅠㅠ
가진통과 동시에 배가 자주 뭉쳤다가 풀어졌다가를 무한 반복하고 있었구요~
36주차에 막달 태동검사를 하러 갔습니다. 배가 뭉칠때마다 버튼 누르라고 주시길래 아주 열심히 눌러댔어요 ㅎㅎ
그런데 갑자기 언제부터 이랬냐, 등등 물어보시더니 이게 진통이라면서 권교수님께 말씀드리고 온다고 대기하래요..

“오늘 수술하실 수도 있으실 것 같아요”

헉 놀랐어요. 그치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식을 하고 가긴 했거든요^^; 역시나 제 직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간호사로 추정되는 분이 따라오라고 절 어디로 데려가시더니 갑자기 내진을 하시더라구요 ㅡㅡ; 당황 ㅎㅎ
피가 철철 났어요.
그러더니 또 대기....

“오늘 수술하실 거거든요! 따라오세요”

네?!

“식사 마지막으로 언제 하셨어요?”

어제 저녁먹고 자정에 과자 조금 먹고, 병원와서 물 한모금 마셨어요.. 신랑과 저는 어리둥절 ㅠㅠ 짐도 하나도 안챙겼는데...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로 수술을 하게 됐답니다!


02. 36주에 응급제왕!
저와 신랑은 안내에 따라 분만실로 추정되는 곳에 도착했어요.
갑자기 분주하게 수술준비가 시작됐어요.
옷도 환자복같은 걸로 갈아입고, 굴욕이라 불리는 제모도 해주시더라구요. 근데 생각보다 굴욕적이지 않았어요. 당황해서 그런 감정 느낄 겨를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
오줌줄도 꼈는데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았어요.
몇가지 수술관련 질문에 대답하고 바퀴달린 침대에 누운채 수술실로 급하게 끌려갔어요. 근데 절 이동시키던 간호사(?)분들이 응급수술이라고 너무 오두방정을 떠는 바람에 제가 누운 침대가 코너를 돌거나 엘레베이터를 타거나 할 때 여기저기 막 부딪혔어요.
엄청 짜증났어요 ㅡㅡ;;
암튼 수술실 문앞에 도착해서 신랑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수술실로 들어갔어요.
응급수술이다보니 전신마취를 한대요!
이런 수술경험이 전무한 저는 그때부터 하나님을 찾으며 기도를 했어요.
수술복을 입은 많은 의사쌤들이 저를 둘러싸고 있었고
몇가지 질문을 하시고, 숫자를 세라고 했던가(?)암튼
그 이후로 기억이 사라졌어요 ㅡㅡ;;;


03. 수술 끝 (후둥이 인큐베이터 들어감 ㅠㅠ)
마취가 어느순간에 깼고, 분만이나 수술에 대한 기억은 1도 없었어요 ㅎㅎㅎ 저도 다른 분들처럼 배에서 꺼내자마자 애기들 보고 싶었는데 그런 아름다움은 없었네요 ㅎㅎ
전 병실로 옮겨졌고, 1인실을 썼는데 어린이병동이 꽉차서 부인과로 배정받았어요~
(담날 어린이병동 1인실에 자리나서 옮겼네요.)

새브란스 뷰가 좋다던데.. 정작 본인은 누워있느라 이런 것만 봤네요 ㅎㅎㅎ 옆에는 여기서까지 일하는 남편



서서히 수술부위의 고통이 느껴졌어요. 이가 바들바들 떨렸어요ㅜ
제 기억에는 엉덩이 주사도 맞고, 무통도 연결해주셔서 아플 때마다 누르라고 하시더라구요. 계속 눌렀어요 ㅎㅎ 그랬더니 고통이 어느정도 가셨어요.
친정엄마랑 언니 시엄니랑 아가씨가 부리나케 오셨고,
친정엄마는 수술 들어간다는 소식 듣자마자 병원에 도착해서 둥이들도 봤대요!

“딸이 너무 예쁘고, 아들은 자가호흡이 안돼서 집중치료실 들어갔대. 너무 걱정은 하지마~”
아... 결국 예상대로 인큐에 들어갔지만 1주일만에 퇴원해서 다행이었어요!^^

선둥이(딸) 2.16kg
후둥이(아들) 2.1kg
100명중 3등으로 36주라는 주수에 비해서 되게 작게 태어났어요~ 그치만 지금 엄청 잘먹고 잘자고 잘크고 있어요! 97% ㅡㅡ;;;



04. 수술 후 회복하기
이게 정말 대박 아팠어요....ㅠㅠ 오줌줄 빼기전에 비명나오고 못일어나겠으면 누워서 오줌을 충분히 싸라고 해서 ㅠㅠ
신랑이 제 오로, 오줌 다 받아줬어요...
이렇게 한걸음 더 가까운 가족이 되나봐요 ㅋㅋㅋㅋ
계속 누워있다가 자꾸 걸어야하고 가스를 빼야한다는데 걷기는 커녕 앉기도 넘 힘들어서 신음나와요ㅠ

첫 끼로 받은 미음... 이런거 첨먹어봤네요 ㅋㅋ


그러다가 인큐의 후둥이를 보러가기 위해 걷기연습돌입!
(선둥이는 휠체어타고 가서 보면돼요 ㅎㅎ)
처음으로 침대부터 화장실까지 걷는데 말도 안되게 아프더라구요ㅠㅠ 욕했어요 ㅎㅎㅎ
화장실가서 변기에 앉앗는데 어지럽고 얼굴 새하얗게 질림 ㅜㅜ
이건 진짜 지옥의 맛 ㅜㅜㅠㅠ
그래도 연습해서 걷기시작하니 가스도 나오고 했네요.

05 수혈받다
한가지 더, 세브란스 제왕절개 입원기간은 3박4일인것 아시죠~
퇴원당일 권교수님이 오시더니
“오늘 퇴원 못 시켜드려요!”
지금 일반사람의 절반정도밖에 피가 없다고 보면 돼요...라는 말도 덧붙여 주셨어요^^;;;
수혈받자고 하셔서 수혈받고 다음날 퇴원했어요.


3박4일 입원기간 짧다생각했는데 잘됐다 싶었어요.
조리원 전화해서 하루 미루고, 둘째 아가도 인큐베이터 들어가서 나중에 데려올거라고 연락했던 기억이 나요~


쓰다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ㅎㅎㅎ.

출산 앞두신 분들 부디 순산하시길 기원하고요!
저의 매우 주관적인 글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래요^^ 화이팅!